좋은 글이에요.

[스크랩] 마음 한쪽 욕심 하나 비웠을 뿐인데

황승면(바실리오) 2009. 2. 19. 07:49



    마음 한쪽 욕심 하나 비웠을 뿐인데/靑松 권규학
    
    당신의 사랑이 세상을 덮고 있습니다
    육신에 부끄럼 없이
    영혼에 부끄럼 없이
    하늘과 땅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스치는 바람에 맹세한 지천명(知天命) 세월
    가끔은 옆길로 빠지기도 했습니다
    샛길로 들어서서 헤매기도 했습니다
    평탄 대로를 두고 비탈길을 걷기도 했습니다
    끝이 없었습니다
    하늘과 땅이 맞닿아 끝난 하늘 끝
    이 세상 어디에도 해답은 없었습니다
    자포자기(自暴自棄), 삶을 비관했습니다
    주색잡기에 빠져 허우적거렸습니다
    하던 일을 모두 던져버리고 방황도 했습니다
    불평불만에 남의 탓만 늘어놓았습니다
    나 자신이 싫고, 사람이 싫고, 세상이 싫었습니다
    누군가를 만나고 싶어도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도
    내 몸을 내 맘대로 움직이지도 못했습니다
    내 마음을 내 맘대로 추스르지도 못했습니다
    살아있어도 살아있지 못하고
    죽고 싶어도 죽을 수도 없는 삶
    아, 온 세상이 암흑이었습니다
    앞은 첨방이요 뒤는 뚝
    미래도, 희망도 없는 절망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디론가 향하던 허영을 버렸습니다
    마음 안에 담긴 욕심 하나 비웠습니다
    그제야 보았습니다
    눈을 감으면 어둠 끝에서 다가서고
    눈을 뜨면 두 눈 가득 동공을 채우는
    당신의 향기, 당신의 희생
    온 세상을 덮은 당신의 사랑
    암흑 속에서 피어오르는 한 줄기 빛을
    그저 마음 한편에 자리한 욕심 하나 비웠을 뿐인데.(090217)
    
출처 : 천주교를 사랑하는분들
글쓴이 : 류 세레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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