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이에요.

[스크랩] 아무리 하찮은 꽃이라도 열매 맺지 않는 꽃은 없습니다

황승면(바실리오) 2009. 1. 10. 05:45

    아무리 하찮은 꽃이라도 열매 맺지 않는 꽃은 없습니다 .
    사랑의 님이시여, 사랑의 님이시여 ! 이름없는 산 속의 꽃들도 스스로 피었다가 지고 바람과 더불어 피었다가 열매맺고 하더이다. 사람도 세상에 태어나 그 어떤 존재이든 열매를 맺지 않고는 다시 왔던 그 자리로 되돌아가지 않나이다. 밤에 피는 달맞이꽃 기름도 다 쓰일 때가 있듯이 밝은데 보이지 않는 하찮은 인생들도 저마다 그 쓰임새가 넉넉하더이다. 가난한 자가 있어야 부자가 으시댈 수 있고 복종하는 부하가 있어야 힘있는 권력이 빛을 발하며 박수치는 사람들이 있어야 무대에 선 사람이 웃을 수 있나이다. 없는 것은 있는 것을 드러나게 하고 아래 것은 위의 것을 떠받치며 다수는 소수를 결정짓더이다. 참으로 사랑하는 님이시여 ! 이것을 이것으로 보고 저것을 저것으로 보아주소서. 앞에서 봐도 이것이고 뒤에서 봐도 이것으로 보여지는 단순한 생명 키워가옵소서. 이것을 저것으로 판단하고 저것을 이것으로 주장하는 합리성은 이중적인 지혜나이다. 그래서 님이시여 ! 사과와 모과가 서로 비교될 수 없듯이 너와 나는 크고 작고, 높고 낮고, 좋고 나쁜 그 어떤 사물이 아니라 서로 같은 생명이며 서로 같은 존재이나이다. 우리 모두 힘겨운 세월 세월을 지내면서 나는 네가 있어야 하고 너는 내가 있어야 하나이다. 그러하오니 님이시여 ! 서로가 서로의 열매를 나름대로 영글어가도록 서로 인정하고 서로 이해하며 서로 용서하고 서로 사랑하면서 길지 않는 우리 인생 편안하게 쉬어 가십시다. 아무리 하찮은 열매라도 영글기 전에 꺾어서는 절대 아니되나이다. - 최영배 비오 신부
출처 : 레지오단원들의 쉼터
글쓴이 : 희우당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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