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 좋은 일이 많습니다
조금 무뎌졌고 조금더 너그러워질 수 있으며,
조금 더 기다릴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저 자신에게 그렇습니다.
“이젠, 사람이 그럴수 도 있지”
하고 말하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고통이 와도 언젠가는,
설사 조금 오래 걸려도..
그것이 지나갈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틀릴 수도 있다고 문득 문득 생각하게 됩니다.
사랑이란 이름으로 학대가 일어날 수도 있고
비겁한 위인과 순결한 배반자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사랑한다고 꼭 그대를 내 곁에 두고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인간의 기억이란
이토록 끈질기며, 이기적이란 것도 깨달았습니다.
이제는 다만 영혼을 위해 기도 합니다.
아직 다 용서할 수 없다 해도
기도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로 다행입니다.
우리 생애 한번이라도 진정한 용서는 이룰 수 있다면,
그 힘겨운 피안에 다다를 수 있다면…
기억 위로 세월이 덮이면
때로는 그것이 추억이 될테지요.
삶은 우리에게 가끔 깨우쳐 줍니다.
머리는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마음이 주인이라고…
- 공지영 의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中에서-
늙음. 낡음, 새로움
곱게 늙어 가는 이를 만나면 세상이 참 고와 보입니다.
늙음 속에 낡음이 있지 않고 도리어 새로움이 있습니다.
곱게 늙어 가는 이들은 늙지만,낡지는 않습니다.
늙음과 낡음은 글자로는 불과 한 획의 차이밖에 없지만
그 품은 뜻은 서로 정반대의 길을 달 릴 수 있습니다.
늙음과 낡음이 함께 만나면 허무와 절망 밖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습니다.
늙음이 곧 낡음이라면 삶은 곧 '죽어감'일 뿐입니다.
늙어도 낡지 않는다면 삶은 나날이 새롭습니다.
몸은 늙어도 마음과 인격은 더욱 새로워집니다.
더 원숙한 삶이 펼쳐지고 더 농익은 깨우침이 다가옵니다.
늙은 나이에도 젊은 마음이 있습니다.
늙었으나 새로운 인격이 있습니다.
젊은 나이에도 낡은 마음이 있습니다.
젊었으나 쇠잔한 인격입니다.
겉은 낡아가도 속은 날로 새로워지는 것이
아름답게 늙는 것입니다.
겉이 늙어 갈수록 속은 더욱 낡아지는 것이
추하게 늙는 것입니다.
새로움과 낡음은 삶의 미추를 갈라놓습니다.
글자 한 획만 다른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태어나면 늙어 가는 것이지요.
몸은 비록 늙었지만, 마음만은 언제나
새로움으로 살아간다면 평생을 살아도 늙지 않습니다.
젊게 보이더라도 추하게 산다면
그것은 죽은 삶과도 같겠지요.
곱게 늙어 간다는 것 참으로 아름다운 인생입니다.
멋모르고 날뛰는 청년의 추함 보다는
고운 자태로 거듭 태어나는
노년의 삶이 더욱 더 아름답습니다.
행여 늙는 것이 두려워 서럽습니까?
마음이 늙기 때문입니다.
마음을 새롭게 새로움으로 바꿔 보세요.
늘어가는 나이테는 인생의 무게를 보여 줍니다.
그만큼 원숙해 진다는 것이겠지요.
- 좋은 생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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