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이에요.

[스크랩] 멍

황승면(바실리오) 2011. 12. 9. 11:15


 

내 가슴은 늘 세상의 아픔으로 
멍들어야 한다
멍이 꽃이 될 리 없다.
그러나 진정한 사랑으로 
나는 늘 세상의 고통 속에 
있어야 한다.
그럴 나이가 되었다. 
꽃이 없어도 될 나이.
생각과 행동에 자유와 평화로움을 
얻을 때가 된 것이다.
무엇보다도, 그 어떤 것에도 
아쉬워해선 안 된다. 
훨훨 나는 창공의 새를 보아라!
평생 물을 보며 살지 않느냐. 
물 같아야 한다.
강물같이 도저해야 한다. 
생각이 흐르는 강물처럼 
평화롭고 공평해야 한다. 
그리하여 나의 가슴은 
세상의 아픔으로 늘 
시퍼렇게 멍들어야 한다.
그 푸르른 멍은, 
살아 있음의, 
살아감의, 
존재 가치의 증거가 아니더냐.
김용택
출처 : 레지오단원들의 쉼터
글쓴이 : ♥보니파시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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