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이에요.

[스크랩] 슬프지만 아름다운 사랑의 이야기

황승면(바실리오) 2009. 11. 24. 19:19


 

         

        슬프지만 아름다운 사랑의 이야기

        만년설로 뒤덮인 히말라야 깊은 산간 마을에

        어느 날 낯선 프랑스 처녀가 찾아 왔습니다.

         

        그녀는 다음날부터 마을에 머물며

        매일같이 강가에 나가

        누군가를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날이 가고 또 한 해가 가고……

        고왔던 그녀의 얼굴에도

        어느덧 주름살이 하나 둘 늘어가고

        까맣던 머리칼도 세월 속에 묻혀

        하얗게 세어 갔습니다.

        그러나 여인의 기다림은 한결 같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봄 날 이젠 하얗게 머리가 되고

        할머니가 되어 강가에 앉아있는 그녀 앞으로

        저 멀리 상류로부터 무언가 둥둥 떠내려 왔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한 청년의 시체였습니다.

         

        바로 이 여인이 일생을 바쳐 기다리고

        약혼자이었습니다.

        그 청년은 히말라야 등반을 떠났다가

        행방불명된 그 여인의 약혼자였습니다.

         

        그녀는 언젠가는 눈 속에 묻힌

        자신의 약혼자가 조금씩 녹아 흐르는

        물줄기를 따라 떠내려 오리라는 것을 믿고

        그 산골 마을 강가를 떠나지 못하고

        오래도록 기다려 왔던 것입니다.

         

        이젠 보잘것없는 할머니가 되어버린 그녀는

        몇 십 년 전 히말라야로 떠날 때의 청년의 모습

        그대로인 약혼자를 끌어안고 한없이 입을

        맞추며 울었습니다.

         

        평생을 바쳐 이룬 사랑

        가슴 저미도록 슬픈 사랑

        이젠 그곳에선 한 여인을

        만날 순 없었습니다.

         

        그렇게 쉽사리 잊혀지지 않는 이야기가

        오늘도 산사람들의 입을 통해

        전해 내려오고 있답니다.

         

        뭐든지 쉽게 이루어지길 바라고

        가볍게 단념해 버리는

        오늘의 젊은이에게

        이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꼭 전해주고 싶습니다.

         

        * 출처 : 안톤슈낙

출처 : 한국 가톨릭 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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