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이에요.

[스크랩] 가장 감동깊은 책

황승면(바실리오) 2009. 11. 12. 07:48





         

        가장 감동깊은 책

        회장님은 왜 돈을 많이 벌고

        명예로운 회장의 자리를 버리고

        이렇게 고생을 하며

        군고구마 장수를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회장은 크게 웃더니

        주위를 한 바퀴 휙 둘러보며 말했다.

        “자네는 이곳에서 뭘 느끼나?”

        “예? 사람들과 포장마차 그리고 빌딩…….

        뭐 이런 것들이 보입니다.”

         

        회장은 포장마차 밖으로 나오더니

        포장마차 오른쪽에 붙여 놓은,

        손으로 쓴 듯 보이는

        ‘군고구마 4개 2천원’

        이라는 종이를 가리키며 말했다.

        “군고구마 4개 2천원,

        이걸 보며 느껴지는 게 있나?”

         

        나는 많은 것을 가졌네,

        사업에 성공해서 돈과 지위를 얻게 되었지.

        그래 나도 그게 최고인 줄 알았어.

         

        그런데 어느 날 자네가 서 있는 그 곳에서

        나도 어떤 군고구마 장수에게

        고구마를 사기 위해 서 있었고

        성공과 돈이 다는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것은 그때였네.

         

        군고구마 장수는 몸이 불편한 사람이었어.

        군고구마를 달라고 말하기 미안할 만큼

        거동이 불편한 사람이었지.

        중학교 다니는 아이가 있었나봐.

         

        한 아이가 군고구마 장수에게 다가오더니

        ‘아빠 몸도 안 좋으신데 이만 들어가세요,

        대신 일하고 들어갈게요.’

        라고 말하는 거야.

         

        나는 그저 참 효심 깊은 아들이구나,

        하고 생각하고 있던 중에

        마침 그때 내가 서점 하나를

        인수했던 시점이었기 때문에

        좋은 책을 선물하고 싶어서 물었지

         

        ‘애야, 학교 가서 공부하고 여기에 와서

        밤늦도록 아버지 도와드리면 힘들지 않니?’

        그랬더니...

        그 아이가 힘들지 않다고 말하더군.

         

        나는 그렇게 말하는 그 아이 얼굴이

        너무나 아름다워 보여서

        ‘혹시 학교에서 필요한 책 없니?

        이 아저씨가 서점을 하나 운영하는데

        네 예쁜 마음이 아름다워서

        좋은 책을 선물하고 싶구나.’ 물었었지.

         

        그런데 그 아이는

        아무런 책도 필요하지 않다더군.

        회장의 긴 이야기를 듣고

        나는 당연한 듯 말했다.

         

        “동정 받기 싫었던 거군요.”

        회장은 픽 웃으며 대답했다.

        “동정? 나도 처음엔 그런 줄만 알았지.

        그래서 ‘아저씨가 책을 주는 게 싫으니?’

        라고 물었더니 그 아이가 대답하길

        ‘저는 하루에 한번씩 이 세상에서

        가장 감동 깊은 책을

        읽고 있는걸요.’라고 대답하더군.

         

        나는 군고구마 장수가 가난한 살림에

        그래도 좋은 책을 사주며

        자식교육은 잘 시키는구나,

        라고 생각하며 물었지

         

        ‘어떤 책이 가장 감동 깊었니?

        그리고 나는 그 아이의 대답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네.”

        나는 궁금해져서 물었다.

        대체 그 책이 어떤 책이기에

        회장님이 놀라시기까지......”

         

        “어떤 책이 가장 감동 깊었냐고

        묻는 나에게 그 아이는

        ‘전, 이 세상에 그 어떤

        아름다운 이야기가 담긴 책보다

        몸도 불편하신 아버지가 손수 수성 팬으로

        삐뚤삐뚤 써 놓으신

        군고구마 4개 2천원, 이라는 문구가

        세상에서 가장 감동 깊어요.

         

        저 글씨 안에는

        가족들을 사랑하는 마음과

        아무리 자신의 몸이 힘들어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미가 있는 거잖아요.

         

        저는 아버지의 저 글씨를 보면

        마치 책장을 넘기듯

        가족을 사랑하는

        아버지의 마음을

        넘겨 볼 수 있어요.’라고 대답하더군.”




      출처 : 한국 가톨릭 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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