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이에요.

[스크랩] 빈손의 마음

황승면(바실리오) 2008. 12. 11. 07:06
        빈손의 마음  / 受天 김용오
        좀 더 낳은 세상을 만들고자 
        아픔의 모두를 땅속에 묻고서
        새로이 몸가짐을 다지며 
        봄을 기다리는 겨울나무이듯 
        나 역시 덜 웃자란 다섯 성상의 
        나이 태를 두르고서 몸통하나에 
        가늘디가는 열개의 가지를 가지고 
        다락방의 빈 마음으로 기다리다 
        하늘이 열리고 천사가 흩뿌리는 
        하얀 눈(雪)꽃들을 겨울나무이듯 
        가지가지에 켜켜이 부여안고 
        천지간에 있어 설중매로 하얗게 
        봄을 지필 수 있으니 
        빈손이 하는 일치고 
        얼마나 갸륵하고 기특한 일인가 
        빈손이 있어 좋은 것이 또 있다. 
        더 이상 버릴 것이 없어 좋고, 
        저 위에서 이놈아 하시는 분에게 
        넙죽 엎드리고서 죄 많은 놈 좀 봐주시오 
        통사정을 할 수 있다는 것 
        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 까시니 / 아베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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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천주교인터넷선교단
      글쓴이 : 솔향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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