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이에요.

[스크랩] 눈속의 나그네

황승면(바실리오) 2008. 12. 6. 04:20

      *♤눈속의 나그네♤*/헤르만 헷세 산골짜기의 시계가 자정을 알린다 차갑고 앙상한 달이 하늘을 헤맨다 달빛에 쌓인 눈길을 그림자와 함께 걷는 외로운 나 봄빛이 파릇한,얼마나 많은 길을 걸어왔던가 따갑게 내리쬐는,얼마나 많은 여름 해를 보아 왔던가! 지친 발걸음,반백의 머리칼 예전의 내 모습을 아는 이 하나 없다 야윈 내 그림자가 지치어 멈춘다 -언젠가 이 방랑의 길의 끝을 보리라 찬란한 세계로 나를 끌고다니던 꿈이 나를 버리나니,꿈이 속인 것을 이제야 알겠다 골짜기의 시계가 자정을 알린다 아,저 높은 달이여,어이하여 그리 차갑게 웃는가! 이마와 가슴을 싸늘하게 알아 주는 눈! 생각보다 죽음이 부드러운 것을 이제는 알겠다.

        출처 : 한국 가톨릭 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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